[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춘천 굿즈샵 '하이드로씨티' 이은정 대표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춘천 굿즈샵 '하이드로씨티' 이은정 대표

    • 입력 2020.04.02 07:00
    • 수정 2023.09.07 12:51
    • 기자명 방정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이은정 하이드로씨티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이자 작업실인 '오늘산책' 입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이은정 하이드로씨티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이자 작업실인 '오늘산책' 입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 교동에 얼마 남지 않은 구옥들이 자리한 전원안길에는 주민들이 마실 나와 잠시나마 편히 쉬어갈 만한 쉼터가 있다. 교동초등학교 정문에서 우측길로 돌아 계단을 조금 올라가다 보면 바로 마당으로 이어지는 '오늘산책'이라는 카페가 그곳이다.

    남편과 함께 이곳을 운영하는 이은정(39) 하이드로씨티 대표는 춘천을 상징하는 것들을 캐릭터화한 디자인 굿즈를 직접 제작해 카페와 온라인 쇼핑몰(http://hydrocity.co.kr/)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대표 굿즈들. 사진/방정훈 기자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대표 굿즈들. 사진/방정훈 기자

    이 대표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 로컬 크리에이터 창업 지원을 통해 지난해 9월 캐릭터 굿즈 사업을 시작했다. 16년째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닭갈비 외에 춘천을 상징하는 것을 고유한 캐릭터로 표현해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이드로씨티에서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크게 유리컵, 캠핑컵, 손수건, 부채, 스티커, 엽서 등이다. 실제로 상품 하나하나마다 춘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이 각자 다른 캐릭터들로 표현돼 눈길을 끈다.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안개, 오리배, 산동백꽃, 봉의산 유리컵(사진 왼쪽부터). 사진/방정훈 기자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안개, 오리배, 산동백꽃, 봉의산 유리컵(사진 왼쪽부터). 사진/방정훈 기자

    실제로 유리컵에는 공지천을 대표하는 오리배와 의암호에 떠오르는 푸른 안개, 춘천의 주산(主山)인 봉의산, 김유정 소설 '봄봄' 속에 등장하는 '산동백(생강나무)꽃'이 귀엽고 심플한 캐릭터로 그려져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 대표는 "춘천 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예를 들어 춘천은 새벽이나 밤에 잠깐 안개가 끼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오전 내내 떠 있기도 한다. 이때 푸른빛을 띠는 안개를 캐릭터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그의 아이디어는 상호명인 하이드로씨티, 즉 '수력발전도시'에 너무나도 잘 부합한다.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소양댐 캠핑컵. 사진/방정훈 기자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소양댐 캠핑컵. 사진/방정훈 기자

    캠핑컵에는 소양댐이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캐릭터 입에서 'Dam'이라는 물줄기가 분출되는 그림은 마치 귀여운 괴물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특히 법랑 재질을 사용해 금속의 강인성과 유리의 내식성, 청결성을 겸비해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이 같은 캐릭터들을 활용한 손수건, 부채, 스티커, 엽서 등을 제작, 고객이 실생활에 자주 사용하고 개인 물품에 직접 꾸밀 수 있도록 고려했다.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손수건과 엽서, 스티커. 사진/방정훈 기자
    하이드로씨티에서 판매 중인 손수건과 엽서, 스티커. 사진/방정훈 기자

    이처럼 사업이 진행될수록 주변 지인들의 응원도 많았지만, 처음하는 창업인 만큼 고난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여름에 진행한 스튜디오 촬영 때는 일이 끝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제품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염됐을 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그는 "과거 의류 브랜딩 회사에 다닐 때와는 마케팅이라든지 판로가 많이 바뀌었지만 제품 제작의뢰부터 촬영, 홍보, 배송, 고객 응대까지 모두 혼자서 하다 보니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그 덕분에 지금은 위기 관리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당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은정 하이드로씨티 대표의 작업 공간이자 카페로 사용되고 있는 '오늘산책' 내외부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이은정 하이드로씨티 대표의 작업 공간이자 카페로 사용되고 있는 '오늘산책' 내외부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하이드로씨티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디자인을 접목해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이 대표는 재밌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작업을 가장 우선시한다. 그는 이를 위해 카페를 차려 많은 이들과 어울리며 공감하고, 한켠에 있는 작업실에서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구옥 특유의 다락방과 주방을 개조하고 식물과 자게장 등의 전통 가구들로 편안함을 자아내는 카페 공간 역시 그의 인생관이 깃든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느리게 쉬어가는 인생을 사는 게 꿈이라고 한다. 그는 "뭐든 혼자하면 편하지만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사는 게 큰 힘이 되더라. 지금도 근처에 있는 크리에이터 6명이 모여 '손들'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