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순천의 '청춘창고'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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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순천의 '청춘창고'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 입력 2020.02.28 13:54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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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은 취업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청년 고용 장려를 위해 기업과 청년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질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여건 속에서 순천의 '청춘창고'는 정부와 지자체가 한 번쯤 눈여겨봐야 할 성공 사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순천의 청춘창고는 본래 양곡창고였습니다. 1945년에 건립돼 오랫동안 정부의 양곡을 보관하던 창고였지요. 하지만 지금은 22개의 청년 점포가 있고, 버스킹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있으며 다양한 공예 작품이 전시된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양곡창고가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창업공간으로 변했다는 것이지요. 심각한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이곳이 '꿈의 아지트'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약 300평이 되는 청춘창고는 순천시가 청년 창업 일꾼을 키우고자 리모델링했습니다. 이곳에 점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19세에서 39세의 청년이며 월 임대료는 극히 저렴한 1만원대라고 합니다. 또한 최대 2년간 머무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청춘창고 외관. 사진/청년창고 인스타그램
    청춘창고 외관. 사진/청년창고 인스타그램

    청춘창고는 순천역과 가깝고 양곡창고를 개조했다는 특색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워했습니다. 순천역에서 내린 많은 관광객이 자주 들르는 관광명소로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을 연 지 2년 만에 약 50만명이 다녀갔고, 2018년 말 기준 25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입점 점포 중에서 11곳의 젊은 CEO들이 임대 기간이 끝난 후 밖으로 나가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입니다. 

    청춘창고의 1층은 15개의 먹거리 상점이 있고, 2층은 7개의 공예부스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인테리어 소품, 자체 제작 스탠드, 도자기 3D 프린팅 공예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가능합니다. 순천시가 젊은이들의 창업을 도와주기 위해 어둡고 칙칙했던 창고를 생기발랄한 문화 공간으로 바꿔놓은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지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청춘창고에서 진행 중인 워크숍. 사진/청년창고 인스타그램
    청춘창고에서 진행 중인 워크숍. 사진/청년창고 인스타그램

    청춘창고를 살리기 위해 순천시는 철저히 예비 청년 CEO들을 교육했다는 것입니다. 개인 컨설팅, 마케팅, 브랜딩 관련 교육을 6개월 동안이나 지속했습니다. 청년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또는 점포에서 나간 후에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물질적 지원을 넘어 교육 지원까지 아낌없이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오픈스튜디오에서는 끊임없이 컨설팅 교육이 이루어졌고, 청년들의 사업 궁금증을 하나하나 해소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돋보였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청년의 일자리가 해결돼야 결혼 인구도 늘어날 것입니다. 결혼 인구가 늘어나야 인구도 증가할 것입니다. 예산을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청년이 자립할 수 있도록 유무형의 여건을 마련해 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던 순천시가 부럽습니다.
     
    청년 일자리 정책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서야 합니다. 창업 문턱을 낮게 만들고, 창업하려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교육 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우리 지역에는 청년들을 위한 이런 꿈의 창고가 있을까요? 지금 이 시점에 200여개가 넘는 지자체에 꼭 한번 물어보고 싶은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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