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공포 확산'...불똥 튄 중화요리 업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우한폐렴 공포 확산'...불똥 튄 중화요리 업계

    우한폐렴 유행 지속되면 4~5월 도 건설 노동시장도 악재 우려

    • 입력 2020.01.29 00:00
    • 수정 2021.10.19 16:20
    • 기자명 신관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화요리 음식. 사진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
    중화요리 음식. 사진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괴담 때문에 속상합니다. 중국 우한폐렴하고 중국집하고 무슨 상관인가요?"

    중국 우한에서 발행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일부 음식점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등 춘천지역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춘천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 당일인 지난 25일 배달서비스업체를 통해 중화요리 음식 주문에 나섰던 A(53·효자)씨는 돌연 음식주문을 철회했다. TV 뉴스를 통해 '우한 폐렴'에 따른 능동감시대상자(감염자와 접촉)로 지목된 사람이 도내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우연하게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도 감시를 받게 된 상황인데, 중국인들과 접촉이 많은 중화권 근로자들이 일하는 중화요리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도 괜히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춘천시내 한 중국 쓰촨성지역 요리 전문점에서 음식을 주문한 B(48·석사)씨도 음식이 도착한 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도내 능동감시자가 2명이 추가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대부분의 음식을 버렸다.

    B씨는 "중국 사천요리 전문점 대부분이 그 지역 출신의 조리사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천지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 우한지역과 인접한 곳인데다, 최근 중국 춘절(음력 1월1일)을 기점으로 중국인들이 방한하거나 시내 중국근로자들이 본국방문 후 귀국했을텐데 찝찝한 마음에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다.

    더욱이 한 온라인커뮤니티의 유명 카페에서는 '중국집이나 마라집은 중국인들이 많이 일해서 주문안할듯', '중국요리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집 주방에서 누가 일할지' 등 우한폐렴에 대한 과민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주의. 그래픽 질병관리본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주의. 그래픽 질병관리본부.

    또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오자 '우한폐렴 확진자가 대형 쇼핑몰에서 쓰러졌다' 등의 정확하지 않은 괴담까지 나돌면서 다른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의 소비심리까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우한 폐렴'과 유사한 질병으로 알려진 중국 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2002년 11월부터 2003년 상반기쯤까지 유행하면서 당시 소비심리지표가 위축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과 6대 광역시를 제외한 강원도 등 기타도시의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2003년 1분기 102를 기록, 직전 1년전인 2002년 1분기 지수 121보다 19p 하락했다.

    이처럼 '우한 폐렴'에 따른 불안한 심리가 급격히 과열되면서 시내 중화요리 음식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시내 한 중식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우한폐렴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중화요리 음식까지 거부하는 모습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다행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손님도 있어 묵묵히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춘천을 비롯한 도내 건설 노동시장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춘천을 포함한 주요 시·군의 종합건설업계 건설노동시장 인력의 10명 중 3명꼴로 중국동포 인력이 집중돼 있는 상황으로, 오는 봄까지 '우한 폐렴'의 유행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인력시장에도 악영향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언어적인 부분이나 노임 측면에서 시중 건설공사 현장 상당수가 노동인력의 30% 가량이 중국인들로 구성된 사례가 빈번하다"며 "지난 사스 유행시기처럼 우한 폐렴에 대한 문제가 장기화되면 다가오는 4~5월 건설노동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MS투데이 신관호 기자 skh881209@naver.com]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