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두 달만에 해지했어요”⋯은행이 금리 올리자, 매력 떨어진 ‘청년도약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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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두 달만에 해지했어요”⋯은행이 금리 올리자, 매력 떨어진 ‘청년도약계좌’

    12월부터 기간 한달→3일 줄어
    편의성 높여 이탈자 줄이기 나서
    5달 만에 신청자 9분의 1 급감
    5년 장기 납입 부담·고금리 영향

    • 입력 2023.11.12 00:01
    • 수정 2023.11.14 00:05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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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부터 청년도약계좌 신청과 개설까지 단 3일이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존에 자격조건이나 심사를 거치면서 한 달 가까이 걸렸는데 불편한 절차로 중도 이탈하는 신청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실제 가입률 증가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월부터 1인 가구 청년의 청년도약계좌 가입 기간을 단축한다. 1인 가구 청년이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을 넣으면, 서민금융진흥원이 해당 요건을 확인하고 이틀 뒤 은행에 승인 여부를 전달, 은행은 이튿날 바로 신청자에게 결과를 알리고 계좌 개설을 진행한다.

    현재는 신청 후 소득 심사, 가입 신청일 대기 등 계좌 개설까지 한 달가량 소요된다. 가입 심사에만 2~3주가 걸리고, 정해진 날짜에만 계좌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달 기준 신청일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며, 심사를 마친 청년은 내달 4일부터 15일까지에만 계좌 개설을 신청할 수 있다.

    가입 신청기간을 줄이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 이유는 최근 계좌 가입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9월 가입 기간 동안 심사를 통과했지만, 실제 계좌에 가입한 청년은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오는 12월부터 1인 가구 청년의 청년도약계좌 가입 절차를 대폭 축소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오는 12월부터 1인 가구 청년의 청년도약계좌 가입 절차를 대폭 축소한다. (사진=연합뉴스)

     

    가입 신청자도 출시 5달 만에 9분의 1로 급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는 6월 76만1000명에서 7월 44만명, 8월 15만8000명, 9월 9만2000명, 10월 8만6000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실제 가입자 수는 7월 25만3000명, 8월 12만5000명, 9월 4만4000명, 10월 3만2000명이다. 10월 기준 총 누적 가입자는 45만4000명으로 올해 목표 인원인 306만명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계좌 개설 신청 기간을 단축한다 해도 가입률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기가 길고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최근 시중은행간 금리경쟁이 붙으면서 고금리 상품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청년도약계좌는 최고금리 연 6%를 제공하고 있지만, 첫 거래 우대, 카드 실적, 급여 이체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금리는 4~5%대에 머무르는데, 최근 금융권에서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총 5년 동안 매달 70만원씩 꼬박꼬박 넣어야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청년도약계좌 납입을 위해 적금 담보대출까지 받고 있다는 게시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춘천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초년생 정모(27)씨는 “5년 뒤에 5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에 호기롭게 계좌를 만들었지만, 눈앞 현실을 버티지 못하고 두 달 만에 해지했다”며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하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일찍이 포기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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