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 발상의 전환이 보여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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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 발상의 전환이 보여준 성공

    • 입력 2022.10.19 00:00
    • 수정 2022.10.19 14:32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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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방송인 김신영이 지난 16일 KBS1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편에서 새로운 MC로 첫인사를 전했다. 김신영의 이날 방송은 신인이라기보다는 10년 정도 맡은 MC처럼 매끄럽게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MC 낙점은 발상의 전환이 한몫했다. 그동안 고(故) 송해를 잇는 새 MC 후보로는 이상벽 이상용 이용식 강호동 이수근 등이 거론됐다.

    42년간 이어온 ‘전국노래자랑’의 MC는 보수적이며 푸근한 중년 남성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여성 MC, 그것도 비교적 젊은 여성 MC를 기용하리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신영이 새 MC로 낙점되고, 친화력이 좋은 그의 첫 번째 진행이 방송을 타자 많은 사람들이 김신영을 응원했다. 의외라고 하면서도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KBS1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편에서 새로운 MC로 첫인사를 전한 김신영.
    KBS1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편에서 새로운 MC로 첫인사를 전한 김신영.

    김신영은 자신을 “일요일의 막내딸 김신영입니다”라고 소개한 후 “전국 팔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게 될 김신영입니다. 새싹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과 많은 자양분을 부탁드립니다”고 인사했다. 이에 관객들도 “우리 신영이, 100세까지 이어나가라”는 덕담을 보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올해 40세인 김신영은 첫 방송을 통해 단번에(?) 세대 대통합을 이뤄냈고 덩달아 ‘전국노래자랑’도 조금은 더 젊어졌다. 하남편에서는 초대가수로 가수 인생 52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다는 양희은과 브레이브걸스, 나비, 에일리가 등장했다. 김신영을 응원하기 위한 게스트지만, 앞으로 ‘전국노래자랑’에는 트로트 일변도의 초대가수 라인업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사람은 ‘전국노래자랑’의 김상미 CP다. 김상미 CP는 ‘올드 미스 다이어리’ ‘개그콘서트’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 ‘스탠드 업’의 연출을 맡았고, KBS 출신 개그우먼 6인이 어떻게 자신들의 무대를 이어왔는지를 보여주며 그들의 생각까지 들어본 2020년 화제작 KBS ‘다큐 인사이트’ 개그우먼편에서 프리젠터로 나온 적이 있다.

    김상미 CP는 ‘빼고파’의 CP를 하면서 김신영을 추천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한때 살이 쪘던 김신영은 건강에 위험 신호가 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런 김신영에 대해 사람들은 “통통할 때가 더 좋았다”거나 “살을 빼자 웃음도 빠져나갔다”고 한마디씩 했다.

    이런 말들이 김신영 자신에게는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김신영은 그후부터는 외모 비하 개그를 하지 않는 등 코미디언으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빼고파’에서 김신영의 이런 생각들을 더 잘 알게된 김상미 CP는 결국 김신영을 추천해 KBS 예능센터장과 사장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김신영의 유머 코드는 모두 서민적이다. 세신사, 전통 시장 아줌마, 식당 아줌마 등 주변 사람을 잘 관찰해 캐릭터(부캐)로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코미디 스타일은 전국을 돌며 남녀노소, 장삼이사를 만나 어우러져야 하는 ‘전국노래자랑’ MC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김신영은 어릴 때 가난도 경험해봐 서민 페이소스를 체득한 듯하다. 앞으로도 ‘전국노래자랑’에서 만날 평범한 사람들을 잘 품어줄 것 같다.

    하지만 김신영에게 한가지 긍금증이 생겼다. 나는 지난 9월 17일 하남시편 녹화장에서 열린 새 MC와의 간담회에서 김신영에게 “막무가내 참가자, 특히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에 대한 대처법은?”이라는 질문을 해봤다.

    이런 질문을 한 이유가 있었다. 1988년 61세였던 송해를 ‘전국노래자랑’ MC로 기용한 배우 안성기의 친형인 안인기 PD가 젊은 아나운서가 진행을 하면 나이 든 참가자들을 잘 다루지 못하고 힘들어했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 2년 전인 86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힘들어하던 송해를 ‘전국노래자랑’ MC로 끌어낸 것은 그런 요인도 작용했다.

    이에 대해 김신영은 “과거 장터 행사를 많이 진행해봤는데 돌발적 상황이나, 실수들이 나온다. 이때는 송해 선생님의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야 한다”면서 “‘모든 걸 다 하세요. 단 벗지만 마세요’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가 돼 있는 것 같았다. 독특한 참가자에게도 먼저 다가가는 열린 자세와 돌발 상황 자체도 ‘전국노래자랑’의 묘미라고 생각하는 김신영. “거북이처럼 천천히 오래 전국 8도를 돌아다니면서 즐겁게 촬영하겠다”는 말만 들어도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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