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테크] 3. 브랜드 아파트 청약 끝난 춘천, 청약통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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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테크] 3. 브랜드 아파트 청약 끝난 춘천, 청약통장은?

    • 입력 2020.10.02 00:03
    • 수정 2021.03.29 16:38
    • 기자명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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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초유의 0%대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정부가 올들어 매달 정책을 내놓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된 분야가 부동산이다. 하지만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발표하고 전문가들도 수도권 중심으로 분석, 향후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춘천 등 지방도시들에 대한 정책이나 분석, 전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MS투데이는 독자들의 현명한 투자를 돕기 위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시장 진단, 금융상품 활용법, 언택트시대 신용카드 고르는 법 등 재테크 전략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춘천의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MS투데이 DB)
    춘천의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MS투데이 DB)

    춘천 시민 이모씨는 지난해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를 분양받기 위해 여러 정보를 찾아봤다. 그는 28세에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년 미만이다. 더불어 부양가족이 2명 있으며 자녀가 없다. 그의 종합점수는 17점.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 84C㎡(약 25평) 청약 결과, 당첨자 평균 점수는 56점, 최고 점수는 62점으로 나타났다. 이모씨가 당첨권에 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점수다. 그는 일반분양으로 20대가 아파트를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에 분노를 표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가입하는 청약통장이 청년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당첨 가능성이 낮은 20~30대를 중심으로 청약통장 개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1주택 이상 소유자도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청약통장 제도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춘천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려면 청약에 당첨돼야 한다. 춘천지역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일반적으로 민영주택 전용 85㎡ 이하는 가점제 40%, 추첨제 60% 비율을 정해 신청자에게 공급한다.

    이중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수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 등 총 84점 만점으로 운용된다. 하지만 무주택기간의 경우 미혼자는 만 30세 이상부터 나이에 따라 2점씩 높아지고 기혼자는 결혼 이후부터 기간을 산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20~30대가 자신의 집을 갖기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다.

    유주택자도 마찬가지다. 주택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무주택기간이 0점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유주택자가 청약제도를 통해 원하는 주택에 당첨되기란 무주택자보다 힘들다. 로또에 가까운 추첨제를 통하지 않는 한 당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청약 당첨이 아닌 분양권 구입을 염두에 두는 시민들이 많다. 춘천지역은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청약 자격이 갖춰지지만 1순위여도 당첨이 어렵다. 또 분양권 등이 매물로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당첨이 아닌 분양권 구입을 통해 내 집 마련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청약에서 미끄러진 시민들 사이에서 청약통장이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지난해 춘천지역은 △춘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춘천 롯데캐슬 위너클래스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등 민영주택들의 분양이 이뤄졌다. 다자녀 가구,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으로 인해 상대적 장기 무주택자의 몫인 일반공급은 당첨 받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춘천 민영아파트 분양은 무주택자여도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은 경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주택자가 생애 첫 아파트를 구입하더라도 배우자나 자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가 아닌 물량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춘천지역 1주택자 이상도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그동안 분양권 전매를 통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청약통장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는 쓸모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분양권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브랜드 아파트들이 수년에 걸쳐 공급된 것도 청약통장을 해약하는 이유가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춘천지역의 경우 앞으로 민간 브랜드 아파트 신규 승인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민간 브랜드 아파트 당첨 기회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약통장 활용가치가 떨어지면서 청약예금 등을 해지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춘천지역 청약예금·부금·저축 해지 건수가 늘었다. 지난해 8월 3106계좌에서 올해 8월 2891계좌로 1년만에 215명이 청약통장을 깼다. 반면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춘천지역의 경우 12만8317건으로 지난해 12만2910건보다 약 4.4% 증가했다. 청약당첨의 꿈을 놓지 못하고 새로 가입하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무주택 기간 등 나머지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춘천 아파트는 분양받기가 힘들다”며 “지금 현장에서는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청포자’(청약포기자)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현재 청약제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minsu@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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