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의 세상읽기] 지구의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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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담의 세상읽기] 지구의 블랙박스

    • 입력 2020.09.25 00:01
    • 수정 2020.12.10 14:06
    • 기자명 김학성 한국헌법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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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성경은 창조주가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엄청난 우주 공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점 하나에 불과한 지구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여기에만 생명체를 허용했는지 궁금하다. 우주의 기원은 논외로 하더라도, 우주 운행의 기본 법칙과 그 법칙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눈을 태양계로 좁힐 경우, 왜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 주위를 도는지, 그것도 왜 원형궤도인지, 목성이나 금성 등과 같은 행성들이 왜 존재하는지, 지구에 딸려있는 달과 같은 위성은 왜 존재하는지 등, 지구에 대해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은퇴하고 할 일도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러한 궁금증에 마음이 간다. 

    우주를 창조주의 설계로 보는 이들은 그 근거로 ‘우주의 미세조정’을 제시한다. 우주의 미세조정이란 우주 자체와 우주가 생명체에 맞게 정확하게 조정된 상태를 말한다. 우주는 우주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요구되는 물리 법칙들로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생명체 존재를 위해 필요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미세조정은 최소 10⁵³의 1로 추정되는데, 이 수치는 우주 공간 밖에서 지구를 향해 다트를 던질 때, 지름이 10²⁴의 1인치인 과녁을 맞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도저히 우연으로 볼 수 없다. 누군가가 물리학에 뛰어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창조 이래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미세조정이 작동해 왔다. 기적 중의 기적이다. 주목할 것은 기적 자체가 아니라, 기적이 가리키고 가르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특별히 계획된 행성에 살고 있다. 그 근거는, 첫째 지구 대기의 구성요소와 그 비율이다. 대기의 99% 이상이 질소(78.1%)와 산소(20.9%)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비율은 지구가 지금의 크기 때문이란다. 만일 지구의 크기가 조금 더 크거나 또는 작게 되면, 질소와 산소의 구성비가 변하게 된다. 산소 비율이 높아지면 화재가 늘어날 테고, 반대로 낮아지면 산소부족으로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참 오묘하다. 

    둘째, 지구의 자전과 공전 및 그 궤도이다. 지구의 자전은 대기순환을 가능하게 하여 지구 표면의 적정기후를 유지 시켜 준다고 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는 완벽한 원(3%만 이격됨) 궤도라고 한다. 타원궤도가 일반인 다른 행성들과 다르다. 원궤도를 그리기에 지구는 안정된 온도와 기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참 놀랍다.

     셋째, 태양의 크기, 기능, 거리, 질량 등이다. 태양은 생명체가 지구에서 살 수 있도록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태양의 적합한 질량, 적합한 빛, 적합한 거리, 적합한 위치 등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5% 당겨지거나 멀어진다면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는 대재앙이 발생한다고 한다. 참 새롭다. 

    넷째, 태양계에 존재하는 다른 행성들은 지구를 지켜준다. 목성, 토성, 천왕성 등의 행성은 수많은 혜성의 충돌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다. 또 화성, 금성, 달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 존재하는 소행성대에서 나오는 소행성들의 폭격을 받지 않게 지켜준다고 한다. 참 재미있다. 

    다섯째, 달도 지구에게 매우 특별하다. 달은 지구의 지축 기울기(23.5도)를 안정시켜주며, 이 기울기 덕분에 계절 간에 극심한 온도 차를 발생하지 않게 해준다. 행성을 도는 위성 중 이렇게 큰 경우는 달 뿐이라고 한다. 수성과 금성에는 위성이 없고, 화성은 두 개의 위성이 있지만 화성의 자전축을 안정시키는데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수성, 금성, 화성은 기울기가 제멋대로 달라진다고 한다. 달은 밀물과 썰물 활동을 도와준다.

    조석현상을 통해 대륙의 영양소가 바다에 보내지고 영양분이 공급된다. 만일 달이 지금보다 더 크다면, 밀물과 썰물이 훨씬 강해져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한다. 또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게 되어, 낮이 너무 길어지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게 된다고 한다. 만일 달이 없다면, 지구의 기울기는 0도에서 85도까지 무질서하게 변하게 되고 이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다준다. 참 절묘하다. 지구에 관한 위 설명은 교양서적에 언급된 기본적인 내용에 불과하다. 

    혹자는 창조주가 지구를 위해 어마어마하게 큰 공간을 낭비했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으려면 지금의 우주가 최소의 규모란다. 또 우주에는 ‘지구 같은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만들려면 32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은 10²⁸²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럴 일 없다는 수적 표현이다. 
     
    성경은 사람들이 창조주의 창조를 믿을 수 없다거나 설계를 알 수 없다고 핑계하지 못할 정도로 창조와 설계 흔적을 만물 속에 분명히 심어 놓았다고 말씀하고 있다. 만일 죽은 후에 심판자가 있어 심판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면 어떤 이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알 수 없었다고 항변하겠다고 하지만,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이 정도의 단서가 제공되었다면 충분히 주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계를 도저히 부정할 수 없을 만큼의 넉넉한 증거다. 

    우주의 설계 여부를 놓고 우주가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우연 측은 우연이요 신비로 볼 수밖에 없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반면 설계 측에서는 우주 자체의 미세조정과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미세조정을 증거로 제시했다. 블랙박스에 담겨있는 수많은 다른 증거들은 제출할 필요도 없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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