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바티칸 미술관에서 느끼는 고대 그리스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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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바티칸 미술관에서 느끼는 고대 그리스의 정취
  • 객원기자
  • 승인 202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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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미술관’은 고대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로마 및 이탈리아의 예술품들이 전시된 서구 문화예술의 보고다. 바티칸 미술관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여러 세대에 걸친 교황의 감독과 건축예술가들의 설계를 거치며 완공되었는데, 이렇듯 각기 다른 시대의 흔적들이 조화를 이루는 미술관 건축 구조를 돌아보는 것이 바티칸 미술관 답사의 또다른 묘미다.

 

바티칸 미술관의 벨베데레의 뜰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바티칸 미술관의 벨베데레의 뜰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바티칸 미술관의 여러 전시관 중 ‘키아라몬티 전시관’과 ‘피오클레멘티노 전시관’은 특별히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 예술품들이 집중 전시돼 있다. 아래 사진의 조각품은 중고등학생 시절 교과서나 교양서적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헬레니즘 예술의 상징으로 르네상스 시대 이래 수많은 서구인들을 매료시킨 '라오콘 군상'이다.

 

라오콘 군상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라오콘 군상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라오콘은 아폴론을 섬기는 트로이의 신관이었다. 그는 트로이전쟁 당시 트로이 목마가 트로이를 함락시키기 위한 그리스인들의 계략임을 알고 트로이 목마를 들여오는 것을 반대했다. 때문에 그리스를 지원하던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아 두 아들과 함께 뱀에 물려 죽었다. 라오콘 군상에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 극한의 고통과 어떻게든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이 조각상은 기원전 1세기경 로도스 섬 출신의 그리스인 예술가 아게산드로스, 아테노도로스, 폴리도로스의 합작품으로 이후 시대를 거치며 개보〮수됐다.

 

페르세우스 상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페르세우스 상 (사진=김용엽 객원기자)

다음 사진 중앙의 조각상은 메두사를 물리친 페르세우스를 묘사한 것이다. ‘페르세우스 상’은 18세기말~19세기초 이탈리아 신고전주의의 거두인 안토니오 카노바가 고대의 조각상들을 참고해 재창작한 것이다.

각기 조각된 시대는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동일한 주제를 담고 있다. 바로 ‘죽음’이다. 라오콘 군상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면, 페르세우스 상은 죽음에 대한 승리를 표현하고 있다. 

죽음의 테제는 인류에게 고통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 조각상이 암시하는 것처럼 신화적 상상력과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같은 양면성을 고대 그리스의 예술가들은 일찍부터 간파한 것이다. 정복과 전쟁이 난무했던 엄혹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얻어낸 통찰과 희망이 이 두 조각상 안에 내재돼 있다. 

/김용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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