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친환경 농법 고수 춘천 ‘하림네복숭아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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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친환경 농법 고수 춘천 ‘하림네복숭아농장’

    20년 쌓은 노하우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
    도지사인증·GAP인증·저탄소농산물 인증
    소비자 입장에서 생산…“재구매는 큰 기쁨”

    • 입력 2020.09.05 00:01
    • 수정 2023.09.07 12:36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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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일교차가 크고 연간 일조량이 넉넉한 곳에서 자란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이 같은 기후조건을 갖춘 춘천에서 자란 복숭아가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왕겨와 퇴비를 이용해 재배한다면 그 맛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만하다. 

     

    당일 수확한 복숭아. (사진=신초롱 기자)
    당일 수확한 복숭아. (사진=신초롱 기자)

    사북면 고탄리에 위치한 ‘하림네복숭아농장’ 장광재 대표는 휴식을 위해 이곳에 머물다 우연한 계기로 농사에 발들이게 된 후 20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장 대표 홀로 관리하는 과수원 규모는 1만6528㎡(5000평대)에 달한다. 20년 전 타지에서 온 그에게 처음부터 좋은 땅이 주어질 리는 만무했다. 노루, 토끼, 멧돼지가 뛰어놀던 산이었던 이곳을 복숭아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시골살이의 로망을 품고 왔다가 짧게 머물다 떠나는 이들이 많았던 만큼 장 대표 부부의 귀농은 주민들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고. 헌신하다시피 마을을 위해 애썼던 장 대표는 “10년이 넘고 나서야 인정을 해주더라”며 “전에는 멸시도 많이 받고 오해도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신초롱 기자)
    수확한 복숭아 포장 작업에 열중하는 장광재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포장된 복숭아의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포장된 복숭아의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뭘 하든 확실하게 해야하는 성격인 장 대표는 농사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추구한다.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절대 소홀히 넘어갈 수가 없는 부분이다. 덕분에 장 대표가 기른 복숭아는 ‘강원도지사 인증 농수특산물’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저탄소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는 친환경(유기농·무농약) 또는 GAP 사전 인증을 거친 농산물을 대상으로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농축산물에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국가 식품 인증제도다. 농산물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보고서를 바탕으로 서류, 현장 심사의 과정을 거쳐 심의가 진행된다.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마크를 달고 있는 농산물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로부터 재주문이 들어올 때가 가장 보람있다는 장 대표는 “큰 돈을 벌기보다 우리가 희망했던 대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좋은 물건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는 54일에 걸친 최장 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수확량이 지난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여서 시름하고 있는 농가들이 많다. 가뭄, 태풍 등 기후조건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릴 수밖에 없는 농사의 특성상 그 역시 큰 피해를 입은 적이 한두 해가 아니다. 그는 “나무가 망가지면 4년을 다시 키워야 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제는 위기 속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선별대에 오른 복숭아. (사진=신초롱 기자)

    특히 신품종 재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장 대표는 비가 내리고 있는 이른 아침부터 과수원을 찾아 ‘복도’ 수확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해째 수확 중이라는 그는 “당도가 12~13브릭스 정도되는 복도(복숭아 품종)를 수확하는 농장은 춘천에서 ‘하림네’ 밖에 없다”며 복숭아를 건넸다. 적당히 아삭하면서도 설탕을 뿌린 듯 달달한 맛을 자랑했다.

    질리도록 복숭아를 맛봤을 장 대표 역시 한 입 베어문 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한 번 드셔본 분들은 이것만 찾는다”면서도 “처음 듣는 품종이다보니 소비자들이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있다. 신품종을 심으면 애로사항이 좀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품종의 복숭아 맛보여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라고 밝힌 그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안 다니는 곳이 없다. “기후도 달라지고 있고 시대가 시대인만큼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작목반 반장 일을 몇 년째 맡으면서 타 농가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 장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물건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그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딱 맞다. 값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며 “내가 소비자가 됐을 때 이 돈을 주고 사간다면 만족을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림네복숭아농장’ 제품은 계통출하 비중이 높지만 직거래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장 대표의 목표는 직거래 비중을 높여 소비자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들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전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예순을 바라보는 장 대표는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도 간간히 하림네복숭아농장 소식을 전하고 있다. 1년내내 농사일로 쉴 틈이 없는 상황에서도 힘이 나는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장 대표는 얼마남지 않은 올해 복숭아 농사를 마무리한 후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냐는 질문에 “가지치기, 풀 정리, 퇴비주기 등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최고로 맛있는 복숭아를 만드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5000평 규모의 복숭아 과수원. (사진=하림네복숭아농장 제공)
    5000평 규모의 복숭아 과수원. (사진=하림네복숭아농장 제공)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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