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춘천 노루목저수지 둑 무너질라…농어촌공사는 강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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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춘천 노루목저수지 둑 무너질라…농어촌공사는 강건너 불구경

    저수지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 수수방관

    • 입력 2020.08.10 00:02
    • 수정 2021.05.12 14:54
    • 기자명 석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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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목저수지 둑 뒤로 주택단지가 형성돼 있다. 집중호우로 저수지 담수량이 100%를 기록하면서 둑 붕괴 우려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노루목저수지 둑 뒤로 주택단지가 형성돼 있다. 집중호우로 저수지 담수량이 100%를 기록하면서 둑 붕괴 우려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연일 내리는 집중호우에 전국적으로 저수지 둑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춘천 동면 노루목저수지 주변 주민들이 둑 붕괴우려에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노루목저수지는 1957년 축조 당시 동면 일대 농경지 80ha에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하지만 저수지 주변의 농경지가 주택지로 전환되고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 학교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2006년부터 저수지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노루목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 기능은 상실했지만 최대 34만7000t에 이르는 담수 기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가 저수지 활용방안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농어촌공사는 춘천시가 해당 저수지 매입 의사를 보이고 있는데도 용지매각비용을 챙기기 위해 경매를 통해 고가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저수지 용도 폐기 후 활용방안에 손놓고 있는 사이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소양강댐이 3년만에 수문을 개방할 정도로 지역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노루목저수지 하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내린 폭우로 노루목저수지의 담수량은 100%를 기록하고 있고 범람을 막기 위해 연일 배수로를 통해 물을 빼내고 있다.

    인근 주민 박광복(63)씨는 “최근 비가 내리면서 주변에서 안부 전화를 많이 받을 정도로 노루목 저수지의 붕괴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저수지 용도가 10여년 전에 폐기됐는데도 담수기능을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농어촌공사 직원이라면 물폭탄을 머리에 이고 저수지 인근에서 살고싶겠냐"며 “저수지의 물이 범람하거나 둑이 붕괴된다면 농어촌공사가 피해의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한다”고 비난했다.

    실제 지난 2일 경기 이천 산양저수지 제방 일부가 장맛비로 인해 무너지면서 인근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 축조된지 54년된 산양저수지에서 면적 1만 7490㎡ 달하는 물이 쏟아지면서 마을이 초토화됐다. 산양저수지와 약 2.5㎞떨어진 경기 안성 본죽저수지도 제방 하단이 일부 파손 돼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 2일 경기도 이천시 산양저수지 둑이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경기도 이천시 산양저수지 둑이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있다. 연합뉴스

    저수지가 붕괴된 경기도 이천과 안성의 경우 인근이 농경지와 농가 주택으로 이뤄졌지만 춘천 동면 노루목저수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노루목저수지 면적은 9만1824㎡으로 산양저수지 보다 5배가량 크다. 더구나 노루목저수지 하류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원룸촌부터 아파트까지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만일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상상도 못할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다분하다.

    인근 유치원 홍석문 이사장은 “노루목저수지 때문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위급 상황시 대피할 수 있는 가상시나리오까지 준비한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박모(72)씨는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마치 철밥통으로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노루목저수지를 방치하고 있다"며 "농어촌공사 본사로부터 욕먹을 행동은 하지 않으려는 자세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복지부동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 관계자는 “최근 점검 당시 육안상으로 큰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저수지에 물이 차오르고 둑을 넘을 때 붕괴된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진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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