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고소한 맛이 일품 정족2리 ‘춘천잣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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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고소한 맛이 일품 정족2리 ‘춘천잣농산’

    청년 CEO 투입…40년간 3대째 운영 중
    “노력한 만큼만 얻을 수 있어” 소신
    까다로운 검증 걸쳐 품질·소비자 만족도 高

    • 입력 2020.07.29 00:00
    • 수정 2023.09.07 12:38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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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예로부터 불로장생 식품으로 잘 알려진 잣은 풍부한 영양, 고소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소양강, 북한강 등에 둘러싸여 습도가 높고 일교차가 큰 춘천은 잣나무가 자라기에 최적지다. 이 같은 환경에서 자란 잣나무 열매는 굵고 실해 최상의 잣 원료가 된다.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자연조건을 갖춘 곳에서 자란 잣은 더욱 훌륭한 맛을 자랑할 수밖에 없다.

     

    황잣과 백잣. (사진=김나연 기자)
    황잣과 백잣. (사진=김나연 기자)

    춘천 정족2리에는 3대째 운영되고 있는 ‘춘천잣농산’이 있다. 춘천에서 판매되는 잣 대부분은 이곳을 거쳐 나온 잣이라고 보면 된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사무실에는 그동안 봐왔던 익숙한 잣 포장상자가 가득 쌓여져 있어 한눈에 봐도 주문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김주석 대표의 앳된 모습 때문이다. 김 대표는 40년간 잣 농장을 운영해오던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해 본격 경영에 뛰어든 지 1년이 조금 넘은 초보 청년 대표다. 하지만 곧 진지한 모습으로 소신 가득한 경영 철학 등을 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족2리 춘천잣농산 김주석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정족2리 춘천잣농산 김주석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그가 운영을 도맡고 있는 사업장은 춘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를 물려받기에 다소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그의 내면과 소신은 누구보다 탄탄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 보였다. 김 대표는 “사업장을 운영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걸 실감하면서 자랐다”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노력한 만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훈이기도 하고 인생 좌우명이다”고 말했다.

    이어 “3대째 노하우를 쌓아오면서 자연에서 바로 먹었을 때와 거의 흡사한 맛과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든 김 대표는 아직까지 큰 고비없이 순탄하게 사업을 이어오곤 있지만 사실상 올해가 가장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잣 농사의 흥망성쇄를 가르는 것은 모든 농사와 마찬가지로 기후적 요인이 크다.

    김 대표는 “잣은 농산물이다 보니 자연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아버지가 사업하신 이래로 3년 연속으로 흉년이 들었던 적이 없었는데 올해로 딱 3년째 흉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흉년이 찾아오기 전에도 대부분 한 해는 풍년, 그 다음은 덜 한 풍년, 흉년 이런식으로 흘러가는데 근래에 그 구조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원료(잣)가 부족하다 보니 판매량도 줄면서 냉동창고가 놀고 있는 상태라고.

     

    위생적으로 포장된 잣. (사진=김나연 기자)
    위생적으로 포장된 잣. (사진=김나연 기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20g 스틱잣. (사진=김나연 기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20g 스틱잣. (사진=김나연 기자)

    다만 수십년간 영업을 이어오면서 얻은 단골들과 온라인 판매량을 늘리면서 주문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전공이 컴퓨터 계열인 김 대표는 직거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온라인 비중을 늘려 ‘춘천잣농산’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잣은 24절기 중 14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처서(處暑)를 기점으로 수확이 시작된다. 수확시기는 정해져 있지만, 보관시설이 좋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 보관이 잘 되다 보니 언제 먹어도 항상 맛이 같게 유지돼 사계절 내내 꾸준히 찾는 이들이 있다.

    판매 중인 대표적인 잣은 ‘백잣’과 ‘황잣’이다. 백잣은 모든 껍질을 벗겨내 깔끔하게 손질한 잣으로 선별 또한 꼼꼼하게 진행돼 선물용으로 좋다. 황잣은 백잣을 만들기 전에 속껍질이 있는 잣을 뜻한다. 솔방울 잣은 연말, 선물용으로 좋게 포장돼 있다. 강원도지사 품질보증과 춘천시 특산물로 지정받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이다.

     

    (사진=김나연 기자)
    (사진=김나연 기자)
    좋은 잣을 수작업으로 선별하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좋은 잣을 수작업으로 선별하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또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사람의 손을 여러 번 거친다. 오랜 경력의 직원들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선별하기에 품질이 좋다. ‘춘천잣농산’은 품질인증서를 비롯해 강원도 농수특산물품질보증서, 춘천시특산물지정서, 잔류농약검사서를 받았다. 이처럼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선별된 잣들만이 소비자의 품으로 가게 되기에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여기에 농림부장관표창, 춘천군수표창, 강원도지사표창 2회, 강원체신처장 표창 2회, 품질관리원장 표창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해 두 말할 것 없이 합격이다.

    특히 오랜 단골들로 인해 김 대표는 종종 힘을 얻기도 한다. 직접 공정을 다 지켜본 손님으로 인해 감동을 받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김 대표는 “직접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신규 고객이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자, 오히려 단골 고객이 나서서 설명을 직접 해주시더라”며 “고객과 판매자의 관계라기보다 그 이상의 뭔가를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떤 지역이든 특산물이라는 게 있지 않냐. 잣도 특산물 중 하나인데, 소비자들이 지금보다도 많이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도 “소비자와 소통해서 서로가 함께 나아가는 방향을 같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과도 좋은 길로만 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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