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추억을 팔아요” 춘천 ‘노이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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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추억을 팔아요” 춘천 ‘노이공방’

    서비스직 아닌 감성사업…"추억을 파는 곳"
    고객 중심 서비스로 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큰 부상 후 겪었던 희망·용기 널리 알리고파

    • 입력 2020.07.09 04:55
    • 수정 2023.09.07 12:38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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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원데이클래스 열기가 핫하다. 소소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인기였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 추세다. 경험으로 끝나는 클래스가 아닌,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이라면 더 크게 열광한다. 만드는 재미와 직접 만든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공방을 찾는 이유다. 여기에 A/S까지 평생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춘천 육림고개의 한 공간에서 체험공방을 선도하고 있는 ‘노이공방’을 방문해봤다.

     

    춘천 육림고개에 위치한 '노이공방'

    주얼리 전공 14년,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들인 지 8년이 넘었다는 ‘노이공방’ 곽근식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며 “동네 친구들이 갖고 놀던 미니카를 전부 정비해 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났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대학교 졸업 후 주얼리 공장, 제조 쪽으로 취업을 알아봤지만 몇 번의 고배 끝에 체험 공방업계에 발을 들였다. “일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이 즐거웠다”며 밝은 미소를 띠었다.

    공방을 열기 전 곽근식 대표는 서울에 있는 관련 업계에서 수년간 일했다. 한때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출연한 적 있을 만큼 손꼽히는 스타 강사이자 실력자다. 방송 출연 때만 해도 근무지가 서울이었던 곽 대표는 춘천으로 파견근무를 하게 되면서 우연한 기회로 방송 출연을 하게 됐다고. 곽 대표와 춘천의 인연은 전 직장에서 춘천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치열했던 서울 생활을 완전히 접고 춘천에 터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내와 이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비전’ 때문이다.

     

    춘천 노이공방 곽근식 대표가 미소를 짓고 있다.
    춘천 노이공방 곽근식 대표가 미소를 짓고 있다.

    곽 대표가 내다봤던 비전은 딱 들어맞았다. 자신만의 사업 철학, 운영 방식 등이 고객들의 만족을 얻으면서 서울에서 벌었던 수입을 능가하게 된 것. 그는 “매주 수강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공방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공방 인테리어 또한 곽 대표만의 감성으로 가득 채워졌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방 형태가 무엇인지 상상하고 바닥 인테리어, 조명,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 고민하면서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벽면 한 켠에는 주얼리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는 각종 도구들이 나란히 걸려있다. 무심한 듯 감각적인 모습이어서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춘천 노이공방 내부.

    곽 대표는 자그마한 주얼리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만큼 고객 관리 또한 세심하고, 철저하게 관리한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마인드가 고스란히 담겼다. 7년 전 방문했던 고객의 주얼리까지도 A/S가 가능하다는 그는 “사실상 평생 A/S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가 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초심 유지’와 ‘컨디션 관리’다. 1팀당 기본 수업시간이 2~3시간 정도라고 밝힌 곽 대표는 “하루 6팀 완전 예약제로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말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방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자는 주의다”고 말했다.

    운영 철학 또한 확고하다. “고객 관리를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 타 업장의 운영 방식이 싫었다”고 밝히며 “나라도 똑바로 해야 업계가 살지 않을까 하고 최대한 양심껏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이공방’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다. 디자인에 대한 관여는 일절 없고, 디자인을 고르는 시간 또한 무제한이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갖고 올 경우 전부 잡아주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한 팀의 수업시간이 6시간 만에 끝난 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고객 만족도는 월등히 높은 편이다. 포털사이트 내 예약 프로그램으로 예약을 했던 113명의 고객 전원이 만점인 5.0점을 줬다.

    수업 종료 후에는 크나큰 만족을 얻고 돌아가는 고객들에게 종종 선물을 받는다고 밝힌 곽 대표는 “물질적인 것 보다도 마음으로 받은 감동에 중독이 돼 이 일을 못 떠나는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일주일 중 월요일 하루가 휴무지만 사실상 쉬는 날은 없다고 보면 된다. 손님들이 맡긴 반지를 서울로 직접 가지고 가 30~40년 경력의 장인들에게 도금을 맡기기 때문. 곽 대표는 “저는 조형을 만드는 사람이고, 제가 어설프게 도금을 하면 안 좋은 물건을 드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좋은 물건을 드리기 위해 기다리는 것을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매주 서울을 간다”고 말했다.

    곽 대표가 이렇게까지 고객을 배려하는 데는 “둘을 위한 단 하나밖에 없는 주얼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체험공방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이공방에서 제작한 주얼리. 

    그는 자신과 같은 일을 ‘서비스직’이 아닌 ‘감성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곳을 주얼리를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곳이라고 얘기한다”며 “고객들의 음성이나 반지 떨어지는 소리 등 행동을 주시하면서 케어를 해야 최상의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늘 신경이 곤두서있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공방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일화로는 “반지를 만들고 간 손님들 중 결혼까지 간 분들이 있는데, 당시 공방에서 만들었던 반지를 본떠서 금반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수천명의 커플들을 만나면서 연애 상담 요청을 많이 받는다”며 “아내와의 연애 시절을 빗대어 얘기를 해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곽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업장을 키워 몸이 불편한 친구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털어놨다. 군대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한쪽 다리에 나을 수 없는 병을 얻은 곽 대표는 국가유공자다. “다리를 다친 후 가장 먼저 느낀 게 손을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됐다”고 밝히며 “제가 얻은 희망, 용기 같은 것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미세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이공방’에서는 학생, 군인에 한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여군들에게는 특별하게 15% 할인 이벤트를 제공하며,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제작 과정을 볼 수도 있다.

     

    작업실에서 주얼리를 제작하고 있는 곽근식 대표
    작업실에서 주얼리를 제작하고 있는 곽근식 대표.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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