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춘천시 '1억 그루 나무심기 사업'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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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춘천시 '1억 그루 나무심기 사업' 실효성 있나
  • 신관호 기자
  • 승인 2020.07.02 06:57
  • 댓글 0
  • 조회수 4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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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20배 면적 헐벗는데…눈앞에서 나무 심으면 뭐하나
올해 270만 그루 등 2050년까지 막대한 예산
임목생산 위한 벌채 지속 '엇박자 행정' 비난
좁은 인도 식재, 표지판 가리고 통행 불편도
춘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 한편에서는 산림벌채가 진행되는 등 엇박자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춘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 한편에서는 산림벌채가 진행되는 등 엇박자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춘천시가 최근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해동안 춘천에서 벌채되는 산림이 축구장 면적의 320배에 달하는 등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이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50년까지 약 30년간 지역 내 '나무 1억 그루 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춘천의 공원과 가로수, 하천변, 임야 등 전 지역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76만8300그루를 심은데 이어 올해는 270만 그루를 식재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누적 2000만그루, 2030년까지 4000만그루, 2040년까지 7000만그루, 2050년까지 1억그루를 심겠다는 단계적 계획이 수립된 상태다.

춘천시는 도심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산림 환경정책을 수립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나무식재와 제반사업 등을 포함, 28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춘천시가 1억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일률적으로 진행하면서 인도폭이 좁아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춘천시가 1억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일률적으로 진행하면서 인도폭이 좁아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시행한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으로 폭이 좁은 인도에도 나무가 식재되면서 교통표지판을 가리거나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등 시민 불편사례가 속출, 사업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경옥 춘천시의원은 “지금 가로수를 무리하게 식재한 탓에 시민들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가는 부분이 있다”며 “그 나무들이 안내판을 가리는 상황도 초래돼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춘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1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축구장 면적의 수백 배에 달하는 산림이 사라지는 등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MS투데이가 취재한 결과, 순수 임목생산을 위해 벌채되는 춘천지역 산림면적은 2019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63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장 면적의 320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퇴계동 등 춘천 주요지역에 아파트단지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그에 따른 개발수요로 여러 산들이 깎이는 등 산림훼손도 발생하는 실정이다.

정은주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 교수는 “춘천시가 1억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생각은 가상하다”면서도 "오래된 나무를 베는 것을 제외하고, 개발을 위해 산림을 훼손하는 상황을 보면 그 의미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1억그루 나무 심기는 관공서 위주의 사업에서 시작해 주민들이 단독주택 등 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까지 염두한 사업"이라며 "경제활동으로 진행되는 합법적인 사유림 벌채에 대해서도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해 장단기적으로 함께 논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수 인도 문제는 식재된 지 얼마 안 된 나무의 지지대를 적정기간 후 철수시키는 방식으로 협소한 인도를 넓히고, 또 가지치기 등으로 나무가 표지판을 가리는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며 “현재 나무심기에만 치중된 사업을 식재된 나무를 잘 유지하고 꾸미는 사업 방향으로도 이끌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신관호 기자 ctl79@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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