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등교 D-1, 캠페인에 의존해야하는 허술한 코로나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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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 등교 D-1, 캠페인에 의존해야하는 허술한 코로나 매뉴얼

    • 입력 2020.06.02 06:55
    • 수정 2020.06.03 06:50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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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개학이 이뤄진 지난달 27일 춘천 호반초교 교사가 한 학생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윤왕근)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개학이 이뤄진 지난달 27일 춘천 호반초교 교사가 한 학생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윤왕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단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3일 고1, 중2, 초3∼4학년의 3차 등교를 앞두고 교육당국의 허술한 코로나 매뉴얼로 학부모들의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1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6월 한달 간 '아프면 등교하지 않아요' 특별캠페인을 진행한다. 해당 캠페인의 골자는 37.5도 이상 발열, 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미각 소실 등 코로나19 관련증상 중 1개라도 발현될 경우 학교에 등교하면 안된다는 것으로 이는 '권고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도교육청과 학교가 이 같은 '캠페인'에 의존해야하는 이유는 교육당국의 허술한 코로나 매뉴얼 때문이다. 현행 교육부 매뉴얼은 등교 전 학생이 나이스 시스템상 자가진단을 하고, 관련 증상이 있을 때는 선별진료소로 가도록 학교가 ‘권고’만 할 수 있다.

    그 권고마저도 최근 달라졌다. 본래 매뉴얼은 가정에서 관련 증상이 발현되면 무조건 선별진료소를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미비한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무조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시스템 과부하가 걸린다는 이유로 최근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먼저 문의를 해서 '구두 문진'을 거치게 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됐다.

    학생이 자가진단 시스템을 성실히 응하지 않거나 관련 증상이 있어도 '구두 문진'을 통해 선별진료소 방문을 '권유'받지 않으면 등교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 부산의 한 고교에서는 경미한 감기 증상을 보이던 한 학생이 선별진료소가 아닌 이비인후과를 갔다가 인후염 진단을 받고 상태가 호전되자 이튿날 학교에 등교했다가 그 다음날 관련증상을 보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 같은 허술한 시스템때문에 학교와 도교육청은 "아프면 쉬어라"라는 캠페인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매뉴얼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경미한 증상으로 감기약이나 해열제를 먹고 등교하는 경우에는 발열검사에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관련 매뉴얼상 학생과 학부모들의 확실한 자가진단과 판단으로 등교하지 말아달라는 권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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