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역설...춘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활활'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코로나19의 역설...춘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활활'

    • 입력 2020.05.31 06:55
    • 수정 2021.10.15 10:22
    • 기자명 방정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춘천 동내면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춘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22일 이후 지역 내 대표 맘카페를 통해 뽀로로 장난감 등 아이용품을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글과 무료드림 글을 다수 올렸다. 며칠 전에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용 책장을 거래하는 게시글을 보고는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물건이 깨끗해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이 쓰던 것이어서 감염병에 대한 걱정을 덜 해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어서였다. A씨는 "최근 온라인 맘카페에 거래 관련 게시글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가끔 무료드림을 통해 공짜로 물건을 받아오는데 저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대신 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공포가 '춘천지역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택이나 원격근무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이웃 간의 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긴급재난지원금 수령으로 지역 내 소비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괜찮은 식당이나 병원 등 동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하는 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춘천지역에서 가장 큰 맘카페에서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총 3600여건의 물물거래 게시글이 올라온 것에 비해 바로 직전 3개월(12월~2월)은 2800여건이 게재돼 28%의 증가세를 보였다.

     

    춘천지역 커뮤니티 게시글. (사진=네이버 카페)
    춘천지역 커뮤니티 게시글. (사진=네이버 카페)

    후평동에 사는 김씨는 "물류 센터 집단 감염 등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도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 경기가 악화돼 새 제품보다는 실속있는 중고를 사는 친구들도 주변에 많다"고 밝혔다.   

    춘천 대표 맛집 공유 카페 역시 코로나19 기간(3~5월) 2350여건이 게재왔는데, 직전 3개월은 1350여건이 올라와 74%가 늘어났다. 

    게시글 대부분이 맛집, 병원, 미용실 추천·질문 글이었으며 지역 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등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추세에 '카카오 앱'은 지난 19일부터 사용처를 검색해 볼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퇴계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정씨는 "최근 '제로페이로 결제가 되냐'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결제가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지원금을 받기 전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는데 최근엔 매출이 코로나19 전 만큼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고거래 앱 관계자는 "타 지역에 사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겠지만, 동네 이웃과의 만남에 대한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