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방관 참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던 최고의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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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소방관 참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던 최고의 동료"

    • 입력 2020.05.29 06:55
    • 수정 2020.06.03 10:07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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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춘천 북산면 추전리 주택 사고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춘천 북산면 추전리 주택 사고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말을 먼저 내세우기 보다는 무조건 실천부터 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던 분이었습니다. 황망할 뿐이죠."

    28일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전리 한 주택 별동 황토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홍천소방서 소속 A(41) 소방위와 B(44) 소방장을 기억하는 소방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준 동료", "최고의 수색대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A소방위는 현 계급인 소방위까지 시험을 통해 승진한 우수 소방관이었다. 횡성서 근무하던  2017년 12월 14일 횡성 섬강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구조해 '하트세이버'를 수여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횡성군 청일면에서 발생한 야간 실종자를 6시간 수색 끝에 구조해 베테랑 대원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 같은 활동 덕에 A소방위는 2011년 소방의 날에 도지사 유공 표창을 받는 등 두 차례 표창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 변을 당한 A 소방위는 부부 소방관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B소방장은 구조대원 특채로 소방에 입문해 10여년간 구조업무에 매진해 왔다. 특히 수난구조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지난해 11월 경북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 독도해상 추락사고에 수중 수색활동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두 사람과 원주소방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도소방본부 소속의 한 직원은 "두 사람과 고향이 같아 친하게 지냈는데, 말 수가 적고 항상 미소를 지으며 동료의 말을 경청해줬다"며 "그러나 구조 현장에서는 탁월한 감각과 냉철한 판단으로 장악하던 실력있던 소방관"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춘천 북산면 추전리의 한 주택 별동 황토방 모습.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춘천 북산면 추전리의 한 주택 별동 황토방 모습.

    한편 A소방위, B소방장 등 홍천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4명과 행정과 소속 1명, 119안전센터 소속 3명 등 8명은 비번일을 이용, 전날인 27일 오후 2시쯤 동료 직원의 부모님 집인 춘천 북산면 추전리의 한 주택을 찾았다. 이들 중 A소방위와 B소방장은 주택 옆에 임시 건물 형태로 지어 놓은 2평 남짓한 간이 황토방을 취침 장소로 정했고, 나머지 6명은 주택에서 취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음날인 28일 오전 8시 22분쯤 아침 식사를 알리기 위해 동료가 찾은 황토방에서 두 사람이 숨져있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화목보일러에서 유입된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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