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신은혜의 춘천나들이] 소소한 기쁨 '소담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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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은혜의 춘천나들이] 소소한 기쁨 '소담송하'
  • 자유기고가
  • 승인 2020.05.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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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송하 외관. (사진=신은혜 화가)
소담송하 외관. (사진=신은혜 화가)

얼마 전 작업실 이사를 마치고 도와 준 지인들에게 부담 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을 물어봤다. 몸도 찌뿌둥하고 땀도 많이 흘린 터라 영양 보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때 마침 한 지인이 후평동에 고기 맛집이 있다고 해 모두 한 차로 이동했다. 들어서자 넓은 주차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스럽게 뻗은 일자형 한옥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가족,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맛있는 만찬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겨우 빈 테이블 하나를 찾아 자리를 잡고 종업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메뉴판을 흠칫 쳐다보았다. 다행히 가격에 마음을 놓는다.

 

소담송하 돼지갈비와 도토리묵사발 (사진=신은혜 화가)
소담송하 돼지갈비와 도토리묵사발 (사진=신은혜 화가)

우리는 성인 세사람이 먹고도 남는다는 뼈 없는 돼지갈비 1kg을 주문했다. 먼저 도토리 묵사발이 한 사발 나왔다. 

보통 낯선 고깃집에 가면 부재료로 나오는 반찬에 대해 크게 기대감이 없는데 입맛에 딱 맞아 한 사발 더 달라고 했다. 시작부터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내 고기가 숯불 위에 올라온다. 모두 하던 대화를 중단하고 고기를 해치워버렸다. 먹는다는 말보다는 해치워버리는 말이 맞다.

두툼한 고기에 오밀조밀 잘 베인 양념 맛이 말 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말하면 손해인 시간, 그 시간에 누가 말을 하랴.

 

소담송하 비빔냉면. (사진=신은혜 화가)
소담송하 비빔냉면. (사진=신은혜 화가)

불러진 배의 수문을 닫는 마지막 의식. 반쪽 삶은 계란이 탱글탱글하게 얹혀 있는 비빔냉면으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다.

다이어트는 다음으로 미루고 불러진 배를 쓰담으며 밖으로 나오니 희미했던 가로등 불빛이 점점 선명해지는 밤으로 가고 있었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차들, 약간 찬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쑤시개로 이빨을 쩝쩝거리며 뒤뚱뒤뚱 걷는 지인의 뒷 모습이 정겹다.

식사 한 끼로 오늘 비싼 일당을 대신해 준 사람들. 한 번 도와줄 때 확실하게 도와주는 사람들, 다투고 돌아선 다음 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볼 수 있는 사람들, 문득 일상의 그러함이 소중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테이블씩 띄우고 앉아 먹는 모습,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들, 그동안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요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영화의 제목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행복은 언제나 나의 가까이에 심술맞은 모습으로 변장해 오는 요술 할멈과도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함께 데려간 반려견 반달이가 꼬리를 흔들며 칭얼거린다. 기다린 보상으로 먹다 남은 고기 몇 절음을 냉큼 던져주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해치워버린다. 모두 너털 웃음을 웃는다.

※업체정보※

업체명 : 소담송하
업체주소 : 강원 춘천시 공단로 64
문의 : 033-257-1005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오후 10시(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대표메뉴※

뼈없는 돼지갈비 1kg 2만8000원
소갈비살 1kg 5만5000원
소 LA갈비 1kg 6만원
소등심 양념구이 1kg 3만8000원
숯불 닭갈비 1kg 3만3000원

/신은혜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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