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멀린, 춘천 레고랜드 나머지 1560억원 '언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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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멀린, 춘천 레고랜드 나머지 1560억원 '언제 투자?'

    • 입력 2020.05.07 06:55
    • 수정 2020.06.03 12:42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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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7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춘천 레고랜드 공사현장. (드론촬영=이정욱 기자)
    내년 7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춘천 레고랜드 공사현장. (드론촬영=이정욱 기자)

    레고랜드 사행 시행권과 운영권을 거머쥔 영국 멀린사가 최초 개장시 18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사업 유지만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금만 납부하는 등 사업진행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멀린사는 지난달 말 레고랜드 부지 내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유지를 위한 나머지 약정투자금 140억원을 납부, 모두 240억원의 약정투자금을 완납한 부분에 대한 증자 등기 작업을 모두 마쳤다.

    이에 따라 레고랜드 부지는 외투지역 지위 유지를 이어가게 됐고 멀린사는 최장 7년 법인세 감면과 취득세·재산세 15년 감면 등의 세제혜택, 사업부지 최장 50년 무상대부가 가능해졌다.

    강원도는 멀린의 약정투자금 완납으로 테마파크 조성 공사에 속도가 붙는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멀린의 약정투자금 완납은 질질 끌어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입금됐다. 애초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 부지는 6년 전인 2014년 4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투지역으로 지정됐다.

    외투지역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5년 내 2000만달러(200억~240억원) 이상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뤄져야 했다. 그 데드라인이 2020년 4월 28일이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멀린사는 수 년간 약정투자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데드라인을 1년 여 앞둔 지난해 1월이 돼서야 50억원, 같은 해 8월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의 약정투자금을 납부했고, 또 1년 이상을 끌다 지위 상실을 나흘 앞두고 나머지 140억원을 납부했다.

    멀린사의 이 같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에 지역사회의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강원도가 공개한 영국 멀린사와 레고랜드 코리아의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 및 건설 투자 이행확인서'에는 멀린사가 총 사업비 2600억원 중 1800억원을 '개장 전'까지 투자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 레고랜드 공사 부지 현지시찰 현장에서 멀린사 관계자가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지난달 23일 진행된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 레고랜드 공사 부지 현지시찰 현장에서 멀린사 관계자가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그러나 개장을 1년 앞둔 멀린사의 투자금은 외투지역 지위 '연명'을 위한 240억원이 전부다. 남은 1년 안에 멀린이 투자해야할 총 금액은 1560억원이다. 이중 대부분은 놀이시설비와 호텔 건립비로, 외투지역 지위유지 약정투자금을 제외하고는 '직접 납부'의 개념은 아니다.

    외투지역 지위 유지를 위한 약정투자금 240억원도 수년에 걸쳐 막바지에 나눠 낸 멀린이 과연 1560억원이라는 거액을 1년 안에 투자할 수 있을 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오는 8일 예정된 도의회 제291회 임시회 추경예산 심의에서도 이 같은 멀린사의 '투자의지'를 확인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오동철 운영위원장은 "멀린사의 투자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금력이 없다면 안되는 것"이라며 "해당 사업은 멀린 본사가 아닌 멀린의 자회사가 진행하는 사업으로 수천억원 대를 투자할 자금력이 되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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