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석사천 둑방 개나리 벌목에 갑론을박 '깔끔' vs '삭막'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춘천 석사천 둑방 개나리 벌목에 갑론을박 '깔끔' vs '삭막'

    • 입력 2020.04.02 07:00
    • 수정 2020.04.02 17:30
    • 기자명 방정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일 오후 석사천의 전경. 개나리가 대부분 벌목돼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1일 오후 석사천의 전경. 개나리가 대부분 벌목돼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가 하천 정비를 이유로 석사천 둑방에 조성된 개나리밭 전체를 벌목,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춘천시의 꽃(시화)인 개나리를 시민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벌목한 것은 탁상행정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해 11~12월 하천 정비 사업을 목적으로 석사천의 개나리와 잡초 등을 전부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5년 이상 자란 개나리 나뭇가지로 인해 봄을 제외한 여름·가을·겨울은 외관상 번잡하고 나뭇가지 사이로 쓰레기가 넘쳐나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개나리 나무뿌리가 하천 둑의 흙을 흡수해 방재 효과를 약화, 유수나 수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벌목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1일 오후 석사천 둑의 모습. 개나리꽃나무가 일부 줄기만 남고 벌목돼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1일 오후 석사천 둑의 모습. 개나리꽃나무가 일부 줄기만 남고 벌목돼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하지만 춘천시화인 개나리 벌목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달랐다.?석사동에 사는 이모씨는 "밑둥까지 싹둑 다 잘라놨기 때문에 싹이 다시 나와 꽃이 피려면 4~5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혈세로 개나리 등 자연환경을 모두 다 밀어버리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또 "개나리뿐만 아니라 우거진 나무까지 뿌리가 들어날 정도로 다 잘라놔서 봄인데도 새소리 한 번 들을 수 없고 풀 한포기 볼 수 없는 민둥산 같은 둑이야말로 흙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보지도 탁상행정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퇴계동에 사는 김모씨 역시 "봄엔 꽃을 보면서 마음에 안정을 찾는데 이러한 낙마저 없어지니 쓸쓸하다"면서 "시민의 의견을 듣고 공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베어버리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석사동에 사는 박모씨는 "봄에는 1~2주가량 예쁘지만 나머지 기간엔 관리가 안 돼 불편했다"면서 "앞으로 시에서 둑 관리를 잘해 보기 좋은 산책길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효자동에 사는 또다른 김모씨 역시 "한 해 정도는 정비를 해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좋을 것"이라며 "내년 봄에는 더 아름다운 석사천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춘천시 건설과 관계자는 "정비 작업 당시에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었다"면서 "개나리의 경우 자생목이기 때문에 뿌리만 있어도 내년에는 다시 자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초에는 퇴계천과 후하천을 조성했다"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편안하고 아름다운 산책길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