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인터뷰 '핫 피플'] 2.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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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인터뷰 '핫 피플'] 2.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 방정훈 기자
  • 승인 2020.04.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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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반이 취약한 강원도가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변모 중이다. 산과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을 활용한 관광업뿐만 아니라 지역의 잠재적 가치와 사람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사업들이 혁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MS투데이는 그 중심에 있는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만나 사람과 지역 중심의 창조적 사업이 강원도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는지 들어봤다.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나연 기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진행 사업을 간략히 소개하면.

"센터는 혁신적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보려는 강원도내 창의적 인재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필요한 교육과 멘토링,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팀에 대해서는 사업화 자금도 제공한다. 또 전용 보육공간이 있어서 1년 내외의 기간 동안 무료로 입주해 창업 초기단계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네이버와 함께 센터 자체적인 투자 펀드도 조성해서 3000만~5000만원 규모의 시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 총 19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데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 중기부와 지자체가 공동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각 1개씩 있으며 포항과 나주에는 포스코와 한전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다. 각 센터의 공통적인 기능은 기술 기반의 초기 창업자를 지원하는 일이다. 센터가 생긴 지 올해로 6년째가 되고 사업도 소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강원센터의 경우 기술창업 지원사업 외에도 면적은 넓지만 인구는 적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중소상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판로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MOCA(Mobile Commerce Academy)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와 함께 춘천시 장학리에 전용 교육장을 마련, 지금까지 7000여명의 강원지역 소상공인들을 교육시켰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쇼핑 창업자들에게 입주공간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또 지역이 갖는 가치를 활용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도 전국 최초로 5년째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진행해왔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을 통한 판로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검색-주문-결재하는 패턴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상거래 교육과 창업지원을 더욱 강화해 갈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매년 온라인에서 매출을 1억원 혹은 10억원 이상 추가로 늘리는 '1억 셀러', '10억 셀러' 양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또 전국 센터 중에서 유일하게 강원센터에서만 진행해 온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이 올해부터 중기부가 주도하는 전국 사업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는데, 저희는 선도 센터로 기존에 발굴한 150여 창업팀 가운데 투자를 유치해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팀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최근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개발의 시대, 산업화 시대에는 값싸게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 지역 발전의 유일한 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후기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휴양과 힐링, 자연과 환경, 취향과 공감, 로컬 푸드와 슬로우 라이프, 크래프트와 체험 등 탈물질주의적 가치가 소비의 우선적 기준이 되고 있다.

이제는 공장을 유치하는 것보다 지역의 매력도를 높여서 '살기 좋은 도시',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최선의 대안이 됐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매력적인 도시를 구성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업자들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힙한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 독립서점과 수제맥주점, 게스트하우스와 코워킹스페이스 등이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이를 통해 로컬 특유의 브랜드가 탄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로컬의 벤처, 로컬 제조업이 생겨날 수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고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창조센터 지원 외에도 더 필요한 분야가 있는지.

"우선 지자체에서는 지역을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와 창의적인 사업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턴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수도권으로 떠났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U-턴', 고향 근처의 다른 곳에 정착하는 'J-턴', 수도권 출신이 강원으로 이주하는 'I-턴'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런 '턴족'들에게 마중물 자금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

민간에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시드 투자를 해줄 수 있는 엔젤 투자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성공한 선배 창업자가 후배 창업자를 도와주는 모델이다. 이 두 가지만 갖춰지면 강원도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고 강력한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춘천지역 로컬 크리에이터가 선택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춘천은 매년 갤럽이 조사해 발표하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 톱10에 빠지지 않는 매력 만점의 도시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선택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식음료와 게스트하우스, 로컬 투어, 자전거와 마라톤, 문화예술 콘텐츠, 독립서점과 카페 등 매력적인 테마들이 아주 많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을 찾는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아이디어가 1%라면 그것을 구현하고 실행에 옮겨 사업적으로 성공시키는 역량이 99%다.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것이 실력이다. 자본이 아무리 많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끝이다. 그런 준비 없이 덜컥 창업에 나서면 당연히 실패한다." 

 

◆반대로 성공한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의 공통점은 끊임없는 학습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백만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남에게 의지하고 기댈 수는 없는 일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도전해보고 시행착오를 겪고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을 하면서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졸면 죽는다."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사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장을 잘 관찰하고 연구해야 하지만 유행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소비 트렌드를 특징짓는 것은 '취향과 공감'이다. 자기의 취향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설계하면 그에 공감하고 공명하는 소비자들이 찾게 되고 이들 간에 생긴 울림이 커지면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 남을 흉내 내고 따라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한국 경제가 바로 그런 이유로 성장의 벽에 부딪혀 길을 잃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한종호 센터장은 문화일보 기자, NHN 정책실 이사, 네이버 파트너센터 이사 등을 지냈다. 2015년 강원혁신센터장에 취임해 지역 기반 창업가를 발굴·보육하고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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