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의 세상읽기] 특정 신앙이나 신념, 학생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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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담의 세상읽기] 특정 신앙이나 신념, 학생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 입력 2020.03.26 11:28
    • 수정 2020.03.26 14:11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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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김학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교과서는 외부자극에 민감하고 이를 쉽게 받아들이는 미성숙한 학생들이 배우는 중요한 학습자료다.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은 그 권위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선정 및 설명’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교과서는 학문적 오류는 물론 정치적·종교적 편견을 배제해 학생들에게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고등학교 생물교과서에는 ‘생물의 계통수’(또는 진화나무) 그림과 함께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생물의 계통수란 하나의 나무로부터 다양한 줄기가 나오고 그 줄기 끝부분에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들이 그려 넣어진 그림을 말한다. 모든 생물은 하나의 줄기(공통조상)에서 시작했고, 점진적으로 진화해서 상위 고등생명체가 됐다는 것인데, 다윈의 진화론에 기초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계통수는 나무줄기가 ‘갈라지는 부분’에 어떤 생명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 그저 나무 끝에 현존하는 동물만 그려져 있다. 공상과학영화도 ‘상상의 인과’를 일부라도 밝히고 다음을 진행하는데, SF보다 더 공상적인 전개를 소위 과학자들이 문서로, 그림으로 남기고 있다. 놀라운 담력이다.

    계통수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점 외에도, 다윈의 진화론은 첫째, 내용이 명백히 틀렸다. 진화론이 틀렸다는 창조론적 시각의 비판과는 별개로 진화론 그 자체가 ‘과학적’으로 틀렸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떠받치는 세 개의 기둥‘이 있는데, 돌연변이, 자연선택, 화석이다. 
    먼저 돌연변이의 경우, ‘종간 진화’인 대진화가 이루어지려면 엄청난 양의 유전정보가 증가해야 하는데, 돌연변이는 유전정보의 쇠퇴만 가져올 뿐 새로운 유전정보를 만들 수도 없고, 관찰된 예도 없어 진화의 매커니즘이 될 수 없다.

     

    길고 흰 털을 가진 북극곰. 사진/셔터스톡
    길고 흰 털을 가진 북극곰. 사진/셔터스톡

    또 자연선택은 적자생존으로 불리는 진화의 주 매커니즘이다. ‘극지방에서는 짧은 털과 검은 털 곰이 사라지고 긴 털과 흰색 털을 가진 곰이 살아남게 되는 현상’과 같이 생물체가 생존을 위해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선택을 진화의 원인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자연선택은 이미 ‘존재’하는 특성 중에서 일부 특성이 선택돼 일어난 변화에 불과하며, 유전자 증가가 아니라 유전자 풀(pool)의 ‘감소’로써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기 위한 현상일 뿐이다. 새로운 유전자정보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또 화석에 대한 연구는 ‘종의 진화’가 아니라 ‘종의 정지’를 입증하고 있다. 진화론은 자신을 받치고 있는 세 기둥이 모두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지붕이 ‘허공’에 견고히 떠 있다.

    둘째, 법칙에 어긋난다. 과학의 연구결과는 법칙과 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법칙은 실험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만유인력, 질량보존, 멘델의 유전법칙 등이다. 반면 이론은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지만 ‘그 내용이 타당해서가 아니라 이를 뒤집는 새로운 이론이 없기에, 그러면서도 필요한 나머지 그나마 존속되고 유지되는 것’이다. 빅뱅이론, 진화론 등이 이에 속한다. 학자들은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신껏 주장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주장이 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는 법칙은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이기 때문이다. 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의 유전법칙은 양립할 수 없음에도, 마치 두 이론을 생물학의 두 기둥으로 보는 것은 ‘객관과 논리’의 과학 세계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상상과 추측과 신념에 불과한 다윈의 이론은 법칙 위반으로 폐기돼야 마땅하다.

     

    진화론. 사진/셔터스톡
    진화론. 사진/셔터스톡

    셋째, 종교적 편견에 해당한다. 진화론은 ‘종간 진화’를 핵심적 가치로 삼는 사상체계로써 신념이며, ‘종간 진화’를 신조로 하는 일종의 신앙이다. 또 진화론은 진화주의를 그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다. 진화론자들은 진화과정을 설명하면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강변한다. 이는 그들의 신념이자, 신앙이요, 이념이 됐기 때문이다.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하버드대학 조지 월드는 “나는 신을 믿을 수 없어서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선택했고, 그것은 생명이 우연 발생해 진화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특정 신앙이나 신념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은 신앙선택이나 양심형성의 자유를 침해한다. 또 평등에 어긋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지적은 차치하더라도 헌법 제31조 제4항이 요구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위배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함은 물론 종교적, 세계관적 측면에서도 중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진화나무는 내용적 오류가 있어 교과서로써 부적격 처리 또는 해당 부분이 삭제되거나 적어도 대폭 수정·보완돼야 한다. 여기서 대폭 수정·보완이란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진화론이 과학적 근거가 없고 멘델의 ‘법칙’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 단 하나의 중간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등 진화론이 타당하지 않다는 반대주장이 강력하게 제시돼 있다는 것을 ‘동일한 분량’으로 병기해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대진화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모든 증거를 가르쳐야 한다. 즉, ‘논쟁’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창조적이고 합리적 교육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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