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확진자 머물던 춘천 새명동 상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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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코로나 확진자 머물던 춘천 새명동 상가 ‘썰렁’

    • 입력 2020.02.25 00:00
    • 수정 2021.10.27 16:05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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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춘천시 새명동 신천지센터 인근 골목. 지나다니는 시민 없이 한적하다. /사진=방정훈 기자
    24일 오후 춘천시 새명동 신천지센터 인근 골목. 지나다니는 시민 없이 한적하다. /사진=방정훈 기자

    “매출이요? 3분의 1로 떨어졌어요. 코로나는 이번 주가 고비라던데, 더 심각해지면 점심 장사만 하든 가게를 닫든 해야 할 것 같아요.”

    24일 오후 춘천시 새명동 신천지센터 근방에 있는 한 냉면집 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한 후 코로나19에 걸린 춘천시민 2명이 17~18일 이틀 동안 새명동 신천지센터에서 교인 200여명과 함께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조양동 일대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춘천시청에서 바라본 조양동 일대 전경. 지나다니는 사람 없이 썰렁하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청에서 바라본 조양동 일대 전경. 지나다니는 사람 없이 썰렁하다. 사진/방정훈 기자

    그는 “원래 여느 때 같으면 점심시간에는 테이블이 꽉 찬다. 그런데 지금은 한두 테이블이 고작이다. 자주 오시던 시청 공무원분들도 코로나 때문인지 방문이 뜸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가 안된다고 같이 일하는 종업원들을 자를 수는 없는 판국이니 더욱 난감하다. 최소 한두달은 더 이어질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센터 바로 옆 골목에 있는 닭갈비집 사장 역시 “지금은 거의 단골들만 찾아온다. 보다시피 옆에 가게들은 아예 문을 닫은 곳도 많다”고 밝혔다. 또 “주변에 신천지 예배당이 있다는 것도 어제 알았다. 감염자들이 이틀씩이나 머물렀다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없어 일을 키운 것 같다. 나라가 이러니 우리 같은 서민들은 누굴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아무런 안내문 없이 닫힌 조양동의 한 식당. /사진=방정훈 기자
    아무런 안내문 없이 닫힌 조양동의 한 식당. /사진=방정훈 기자

    실제로 문을 닫거나 폐업을 해 임대 안내문이 붙은 가게들도 있고 문을 열었어도, 영업은 하지 않고 정리만 하는 가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장사가 너무 안돼 눈물을 머금고 종업원들을 내보낸 가게도 있었다. 50년 넘게 춘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매출이 4분의 1로 떨어지니 인건비를 제외하고서도 적자인 상태”라며 “경기가 안 좋아도 이렇게까지 위기였던 적은 없었는데, 앞날이 깜깜하다. 같이 일하지 못하게 된 직원들에게도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명동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인 춘천지하상가. 쇼핑객 없이 텅빈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명동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인 춘천지하상가. 쇼핑객 없이 텅빈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평소 같으면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붐볐을 춘천지하상가의 경우에도 지나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일주일 전까지 이곳에서 수입 구제샵을 운영했다던 한 시민은 “우리는 춘천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문을 닫은 상태”라며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건들도 많고, 손님들 역시 다수가 중국인들인데 이번 코로나로 장사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도 좋지 않아 점점 장사가 안되던 판에 이런 일까지 겹치니 너무 막막하다. 정부에서 무언가 대책을 내놔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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