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민들, 확진환자 소식에 온종일 불안·불신 "혹시나 옆집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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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들, 확진환자 소식에 온종일 불안·불신 "혹시나 옆집 사람이…"

    • 입력 2020.02.23 09:47
    • 수정 2020.02.24 06:49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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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병원 의료진이 22일 오전 춘천시내에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병내로 옮기고 있다.(사진=김나연 기자) 
    강원대병원 의료진이 22일 오전 춘천시내에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병내로 옮기고 있다.(사진=김나연 기자) 

    22일 오전 춘천시내에 코로나19 확진환자 2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감은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증폭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SNS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도 코로나19에 대한 걱정 섞인 반응들로 도배되는 상황이다.

    춘천시는 지난 16일 대구 31번 확진자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당 내에 있었던 춘천 거주 30대 여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후평동에 사는 윤모(64)씨는 "확진환자들이 이 근처에 왔다고 하는데 감염될까 두렵다"면서 "춘천 자체가 좁은 동네라 밖에 나다니기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퇴계동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김모(44)씨 역시 "춘천은 확진환자가 없어 안심했는데 이제는 집 안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자동차가 없는 시민들 같은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감염자가 탔다고 생각하면 무섭다"고 말했다.

     

    춘천 맛집을 공유하는 한 카페에 게재된 코로나 관련 회원들의 댓글(사진=네이버 캡처)
    춘천 맛집을 공유하는 한 카페에 게재된 코로나 관련 회원들의 댓글(사진=네이버 캡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춘천 맛집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회원들은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게시글로 상황을 공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회원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발견됐다고 하니 이대로 끝나길 바래야죠" "강원도만 끝까지 청정지역으로 남아주길 바랬는데, 완치로 끝나고 더 이상 안나오길 바래봅니다" 등 확진환자들의 완치를 희망하는 글을 올렸다.

     

    춘천 대표 맘카페에 게재된 코로나 관련 회원의 게시글(사진=네이버 캡처)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들은 "무책임하게 행동해서 주변사람들에게 이렇게나 큰 피해를 준 사람들도 국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니" "이동 동선도 거짓말 같아서 못 믿겠다" "동선이 너무 심플하다. 솔직하게 밝혀줬으면 좋겠다" 등 확진환자에 대한 불신과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지역 대표 맘카페의 한 회원은 확진자 동선을 공유한 게시물의 댓글을 통해 "우리 옆집에 사시는 분은 갑자기 집에만 계시는 것 같은데 혹시나 (신천지가 아닐까) 싶다"면서 "물어 볼 수도 없고, 그 집 딸도 우리집에서 놀다 갔는데 어쩌면 좋을까"라며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카톡방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 춘천지역 확진환자가 실려가는 사진(사진 카페 캡처)
    카톡방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 춘천지역 확진환자가 실려가는 사진(사진 카페 캡처)

    또 "저 동선 자체가 전화로 알아본 거라고 한다. 저렇게 간단한 동선을 한참 있다가 발표하는지 진짜 답답하다. 카드 내역 조사 역시 지금에서야 협의해서 진행한다니 진짜 욕나온다"며 시청과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에 대한 강한 불신도 전했다.

    무엇보다 개인 매신저 등을 통해 확진환자가 실려간 장소와 모습이 실시간으로 공유, 많은 시민들은 자신이 아는 장소가 언급되자 큰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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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맛집을 공유하는 한 카페에 게재된 코로나 관련 회원들의 게시글(사진=네이버 캡처)

    반면 식당을 하는 한 회원은 손님이 없는 가게 사진을 올리며 "코로나 때문인지 손님이 없네요. 가게 문은 차마 닫지 못하고 사다 놓은 연어 깠어요. 코로나 조심들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라며 격려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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