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는 많은데 일자리는 넘치고"...고용시장에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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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직자는 많은데 일자리는 넘치고"...고용시장에 무슨일이

    작년 말 강원 직종경쟁률, 미용관련 48대 1...육악관련 0.6대 1 '고용격차 심각'

    • 입력 2020.02.20 00:00
    • 수정 2021.10.27 16:04
    • 기자명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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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나요."

    강원지역 중소기업과 취업준비자들이 서로 원하는 일자리가 상반되면서 도내 구인·구직시장에 '미스매치'(부조화) 현상이 심각, 여전히 고용시장의 난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워크넷에 등록된 강원지역 신규구인 인원(지방노동관서 기준)은 602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과 기관 등이 요구하는 고용인원을 뜻한다.

    반면 동기간 워크넷을 통해 신규 구직의사를 밝힌 인원은 도내 1만1141명으로, 지난해 말 도내 워크넷 구인·구직시장에 약 1.84대 1의 경쟁률이 형성됐다.
     

    고용 (사진=픽사베이)
    고용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도내 모든 일자리가 이런 안정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했다. 채용계획 인원의 절반도 안되는 일자리 미달 직군이 발생한 반면 어느 직군은 경쟁률이 무려 50대 1에 육박, 고용 부조화 현상이 심각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내 미용·예식 서비스사업체들이 지난해 말 워크넷을 통해 채용을 계획한 인원은 2명이다. 이런 가운데 해당 직무에 지원한 취업준비자 수는 96명으로, 총 4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도내 여행관련 서비스직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워크넷을 통해 계획된 채용인원은 18명이었으나 이 일자리를 원한 취업준비자 수는 195명이다. 10.8대 1의 경쟁구도를 보인 것이다.

    또 지난해 말 워크넷을 통해 도내 경영·행정·사무직에 종사하는 것을 희망하는 구직자 수도 2377명이었지만 당시 해당 분야의 채용계획인원은 593명에 불과해 약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융·보험 직종도 5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55명이 취업을 희망해 11대 1의 경쟁구도를 보였으며 제조관련 직종도 248명의 채용계획인원에도 437명의 구직자가 몰려 약 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료출처 한국고용정보원 등 (그래픽=신관호)
    자료출처 한국고용정보원 등 (그래픽=신관호)

    반면 다른 직종들의 경우 상당수 인력부족으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육아와 간병을 아우르는 도내 돌봄서비스 사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말 446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구직희망자 수는 302명에 불과했다. 0.6대 1의 경쟁률의 보이면서 144명의 부족한 인원으로 채용을 마감한 셈이다.

    지난해 말 도내 청소를 비롯한 개인서비스 직군들도 인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에만 1718명의 인력충원에 나섰지만 실제 구직에 나선 인원은 711명에 불과, 약 0.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1000명 이상의 인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내 섬유·의복 생산사업체들도 지난해 말에만 25명의 인력이 필요했으나 실제 구직에 나선 인원은 12명에 그쳐 약 0.4대 1의 경쟁률로 인원 미달의 고충을 겪었다. 강원지역 화학·환경 관련 사업장들도 지난해 말 55명의 인원이 채용되길 기대했지만 해당업종의 도내 구직자 수는 43명, 약 0.7대 1의 경쟁률에 불과했다.

    이처럼 도내 직종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구직자와 기업간의 시각차가 엇갈리면서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직을 중단한 박모(32·춘천)씨는 "여행 서비스업체에 취업하고 싶지만 매번 일자리가 부족해 실패했는데 지인과 취업지원기관에서 권유하는 일자리는 제조업체 기술직과 같은 직종으로 한번도 장래희망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직업이다"며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도내 한 기업체 인사담당자는 "최근 채용 면접과정에서도 특정 분야의 직무만 희망하는 구직자들로 넘쳐 고민이 많다"며 "도내 일자리 수보다 구직자 수가 넘치는 상황에서도 빈 일자리는 늘 존재하게 되는 이유로, 구직자들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보겠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역설했다.

    [MS투데이 신관호 기자 skh881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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