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노루목저수지 물 줄면서 손님도 줄었다"...더딘 매각절차에 '뿔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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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노루목저수지 물 줄면서 손님도 줄었다"...더딘 매각절차에 '뿔난 주민들'

    마른 저수지에 쓰레기와 함께 고인물 '눈쌀'...겨울에도 악취
    한국농어촌공사, 꾸준한 관리에도 대책전무...계속되는 민원

    • 입력 2020.02.12 00:00
    • 수정 2020.02.13 11:35
    • 기자명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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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낮 춘천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노루목저수지. 농업용수 공급기능을 상실한데다 상류쪽은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11일 낮 춘천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노루목저수지. 농업용수 공급기능을 상실한데다 상류쪽은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노루목 저수지에 악취가 풍기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고 있어요."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상실한 춘천 동면 소재 노루목저수지를 용도폐기하고 다른 시설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더딘 매각절차로 각종 오염물질이 버려지는 등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11일 낮에 찾은 춘천시 동면 장학리 노루목저수지는 수위가 낮아진 채 바닥을 보이면서 각종 쓰레기로 인한 악취가 상당했다. 녹슨 캔과 폐비닐, 플라스틱류 등 각종 쓰레기가 고인물에 뒤섞인 채 버려져 있었다.

    저수지로 제 기능을 했던 수년 전과 비교해 보면 폐허나 다름 없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인근 음식점 주인 A씨는 "몇년전 이맘때만 해도 저수지 경치보면서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그 때 손님 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 같다"며 "겨울인데도 쓰레기와 고인물 때문에 악취가 심각해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당장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1일 낮 춘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노루목저수지. 농업용수 공급기능을 상실하면서 드러낸 저수지 바닥에 각종 쓰레기와 고인물이 뒤섞여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11일 낮 춘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노루목저수지.  저수지 바닥에 각종 쓰레기와 고인물이 뒤섞여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그는 또 "저수지가 언제쯤 달라질 지 모르는 상황인데 당장 여름이 더 걱정이다"며 "여름까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면 더운 날씨에 악취는 더 심해질 것이고, 고인물로 모기도 들끓을텐데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인근 다른 주민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주민 B씨는 "마른 저수지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동네 경관을 해치고 있고 주변 산에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보고만 있어야 할 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11일 낮 인근 야산에는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가 내건 '쓰레기불법투기'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으나 그 옆에는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11일 낮 춘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한 노루목저수지 인근 산 터.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가 쓰레기 불법투기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그 앞에는 각종 쓰레기가 수두룩한 채 방치돼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11일 낮 춘천 동면 장학리 노루목저수지 인근 야산.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가 쓰레기 불법투기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그 앞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다. (사진=신관호 기자)

    저수지를 관할하는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가 수시로 관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 관계자는 "오늘만해도 또 여러 건의 민원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꾸준히 관리해도 대책이 서질 않는다"며 "오히려 저수지가 기능이 상실한 뒤 관리에 더 신경쓰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인 낮아진 저수지 수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고질적인 민원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노루목저수지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해 춘천시와 협상을 벌였으나 수백억원대 가격격차로 결렬됐으며 다시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투데이 신관호 기자 skh881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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