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자 늘어나는데" 춘천 관문에 '열 감지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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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촉자 늘어나는데" 춘천 관문에 '열 감지기'가 없다

    • 입력 2020.02.12 00:00
    • 수정 2020.02.14 08:13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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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 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포스터가 붙은 매표창구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고 있다.
    11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 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포스터가 붙은 매표창구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접촉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춘천의 '관문' 역할을 하는 기차역과 시외버스·고속버스 터미널 등에 해당 감염병의 초기 증상인 발열을 감지할 수 있는 '열 화상 감지 카메라'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예방의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는 학생, 군인 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합실 내부에 설치된 TV 스크린 앞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승객들로 가득했다. 내부 게시판, 매표창구 앞 등 곳곳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안내문과 예방법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승차 버스에서는 강원도내 뿐 아니라 서울, 경기, 경상권 등 전역에서 수 많은 승객들이 오고 내렸지만 이들의 초기 증상을 파악할 수 있는 열 화상 카메라가 없어 이들의 상태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열 화상 감지 카메라는 카메라 앞을 지나는 사람의 체온이 37도를 넘길 경우 경보음으로 알려주는 장비로 공항 등 국가간, 지역간 이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돼 있다. 경보음이 울리면 보건 관련 직원이 다시 체온을 측정해 관련 증상이 있으면 후속 조치를 취한다.

    이처럼 열 화상 카메라는 관련 초기증상을 파악하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하지만 강원도 '수부도시'인 춘천의 관문에는 이 같은 저지선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터미널 외에도 춘천역, 남춘천역을 둘러봤지만 열 화상카메라는 볼 수 없었다.

    춘천역 관계자는 "코레일 본부에서 열 화상카메라 28대를 확보했다고 하는데 춘천까지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남춘천역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기차를 타기위해 승차홈으로 이동하고 있다.
    11일 오후 남춘천역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기차를 타기위해 승차홈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춘천시 보건당국에 터미널과 기차역 등에서 열화상 카메라 대여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임대해줄 열 화상감지 카메라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에 따르면 아직 열 화상감지 카메라가 없는 횡성을 제외한 강원도 17개 시군이 소유하고 있는 열 화상감지 카메라는 모두 45대. 이중 2대가 춘천시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비가 아닌 시군 예산으로 지자체 필요성에 따라 구입하는 열 화상감지 카메라는 대체로 2015년 메르스사태 이후 구입한 것들이다. 현재 춘천 보유 카메라 2대 중 1대는 춘천시보건소에서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1대는 한림대 내 선별진료소에서 대여해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춘천시는 열 화상감지 카메라 2대를 추가 구입할 예정이지만 기약이 없는 상태다.

    춘천시 관계자는 "열 화상감지 카메라를 추가 구입하기 위해 업체에 구입 문의를 해놓은 상태"라며 "그러나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열 화상감지 카메라도 품귀현상을 보여 정확한 구입시기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열 화상 카메라를 구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를 운용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열 화상감지 카메라만 설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운용할 보건·의료인력이 있어야 한다"며 "군 단위 같은 소규모 지역은 보건 관련 인력이 30명도 되지 않기 때문에 터미널, 기차역 등에 관련 장비와 인력을 배치한다는 것은 현재로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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