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김두관 전 군수가 일으킨 남해군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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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김두관 전 군수가 일으킨 남해군의 신화

    • 입력 2020.02.10 00:00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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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동네 이장에서부터 시작해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 있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37세의 젊은 나이로 전국 최연소 자치단체장 기록을 세우며 남해 군수에 취임한 김두관. 군수 한 사람이 바뀌자마자 남해는 대변혁이 시작됩니다. 사람이 몰리고, 돈이 도는 남해로 바뀐 것이지요.

    어느 날 매립지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김 전 군수는 우연히 파독 광부 출신이었던 지인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독일에는 사계절 좋은 천연 잔디가 많은데..."

    그는 이 말을 듣자마자 천연 잔디 종자를 독일로부터 공수해 남해 공설운동장에 파종하는데, 빠른 추진력으로 이듬해 프로축구경기를 유치해냅니다.

    또한 잔디가 잘 자라는지 경과를 확인한 후 이번엔 매립지에 잔디를 심어 5개의 유소년 스포츠파크를 만들어냅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스포츠파크에 전국 초등학교 축구연맹 회장기 전국남녀축구대회를 개최했다는 것이지요.

     

    남해스포츠파크 전경 (사진=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 전경 (사진=남해군)

    7일간 21개의 경기장에서 무려 585개의 게임을 진행하는데, 월드컵처럼 경기에 지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계속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이 경기를 하면 부모와 지인이 당연히 남해에 머무르게 되고, 이로 인해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은 호황을 맞게 됩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지요. 아직도 훈련을 위해 남해 스포츠파크를 찾는 사람이 겨울 한 철에만 3만3000여명이라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김 전 군수는 독일마을을 짓겠다는 포부도 실천합니다. 고국으로 돌아와 살고 싶어하는 재독 교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독일의 6개 도시를 돌며 교민들을 만나 설명회까지 진행하는데요. 결국 이러한 노력 끝에 2001년 문화관광부와 관광공사에서 투자 유치를 받아 남해군 물건리에 독일마을을 짓습니다. 여기에 독일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맥주 축제도 개최했는데, 2017년 통계에 의하면 4일간 약 11만 명이 다녀갔으며 파생된 지역경제 효과만 50억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남해독일마을 전경(사진=남해독일마을 홈페이지)
    남해독일마을 전경(사진=남해독일마을 홈페이지)

    그는 군수에 당선됐을 때 3대째 살고 있는 그의 낡은 집에서 출퇴근했는데요. 대신 군수 관사를 철거하고, 그곳을 민원인들의 쉼터와 주차장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또한 전국 번지점프 대회를 남해대교에서 개최한 후 홍보 효과를 위해 군수 체면에도 불구하고 직접 번지점프를 해 큰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습니다.

    남해군의 인구는 2018년 기준 4만4000여명 수준입니다. 하지만 남해군을 찾는 사람은 2016년 500만명을 넘었고, 이제는 600만 관광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 5만도 안 되는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최소 500만!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자체는 이렇게 단체장 한 사람이 제대로 일하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자체장은 어떠한가요. 지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나요? 그리고 그것이 어느 지자체에 비해도 자랑할 정도의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나요? 인구 절벽시대로 치닫는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요즘, 김 전 군수의 열정과 기획력이 특히나 돋보이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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