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시인의 문예정원] 설날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영춘 시인의 문예정원] 설날

    • 입력 2020.02.04 11:02
    • 수정 2020.02.04 11:13
    • 기자명 칼럼니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날 

    오탁번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 봐

    이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장갑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오탁번:1966.동아일보신춘문예. 고려대명예교수

     

    이영춘 시인
    이영춘 시인

    올해도 어느새 설날 아침은 지나갔다. 그러나 설날이 되면 뭔가 알 수 없이 마음이 들뜨고, 들뜬 희망 같은 것이 부풀어 오른다. 가족과 가족들의 만남은 사랑의 알사탕으로 흐르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 울음소리조차도 행복으로 건너온다. 엄마의 분주한 손놀림은 구수한 부침개 냄새로 꽃 핀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장성한 아들이 먼 나라로 떠나가신 어머니께 차례상을 올리고 두 볼 적시며 생전에 벙어리장갑을 떠 주시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그리움은 사랑의 마지막 여백이다. 희망 같은 여백을 채우기 위해 가는 길이 사람이 사는 일일 것이다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